나는 큰아들이 결혼한 뒤 며느리에게 거절하는 법부터 가르쳤다. 거절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덕목이다. 우리는 거절에 익숙하지 않다. 그러나 솔직하게 ‘No’를 말할 수 있어야 ‘Yes’도 진짜 예스로 믿을 수 있다. 이 믿음의 토대에서 진정한 인간관계는 가능해진다. 가족관계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소위 고부 갈등은 서로에게 싫다. 좋다는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는 데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며느리에게 거절하는 법을 가르친 것은 시부모와 며느리로서의 상하관계가 아닌, 인간 대 인간으로 소통을 하고 싶어서다. 누구나 거절은 불편하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 훈련을 통해 거절을 잘하고, 잘 받아들이기 시작하면 감정에 솔직해진다. 웬만한 거절에도 상처받지 않는다. 이런 토대 위에서 시부모와 며느리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 진정한 배려를 할 수 있게 된다. 서로를 행복하게 해주려는 진정한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