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0세가 되기 전에 40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는 세상에 딱 셋밖에 없다.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프로야구의 알렉스 로드리게스(31·뉴욕 양키스)와 70년 된 일본 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66·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그리고 이승엽(30)이다.
하지만 큰 기대를 모으며 2004년 일본으로 건너간 이승엽은 첫 해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14홈런에 그쳤다.
2군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승엽은 오기를 되살렸다. 김성근 전 LG 감독의 도움으로 혹독한 훈련을 했다. 하루 천 번의 스윙으로 손바닥이 벗겨지길 여러 차례.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은 채 “난 할 수 있다”고 소리지르며 배트를 휘둘렀다. 밤에 시작한 ‘묵언 배팅 훈련’이 새벽까지 이어진 날도 있었다. 천부적인 타격 자질, 투수들의 볼 배합을 잘 외우는 두뇌를 가진 이승엽의 노력은 작년 30홈런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