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 손을 꼭 잡고 내 팔을 껴안고 내 손목을 쥐어야만 걸을 수 있는 아이. 제 나이 또래에 입고 다니는 예쁜 치마도 뾰족구두도 여태껏 입고 신어 보지 못한 아이. 남자 친구도 연애도 한 번 못해본 아이. 남들처럼 보지도 못하고 똑똑하게 말도 못하고 걸음걸이도 부자연스럽고 한 번에 10분도 걷지 못하고 앉아서 쉬어야만 하고 남의 도움 없이는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는 아이. 5살 때까지 엎고 다니고 재활치료와 많은 연습으로 지금은 1시간 정도는 걸을 수 있다. 넘어지고 넘어지는 것을 반복하면서 다리에 힘이 생기고, 상처가 나서 피가 흘러 다시 딱지가 앉으면서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 내 딸은 1급 중복시각장애인이다. 지금 나이는 29살이지만 지능은 7살 정도다.
딸이 비록 못 보고 못 걷고 똑똑하지 못해도 엄마인 나에겐 이 세상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