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오랜만에 친구에게 전화를 했는데 그 친구가 모르는 사람처럼 “누구세요?”라고 말하는 걸 듣고 화가 나서 그 친구 번호를 지워버렸다고 했다. 그 이후로 연락이 잘 안 되거나 자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차피 가까워질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휴대폰에서 저장번호를 곧바로 지워버린다고 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그 역시 전화번호가 저장 안 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누구세요?”라고 냉랭하게 답한 적이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그 친구의 번호를 지운 건 다름 아닌 그 자신이었다. 그런데도 정작 자기 잘못은 모르고 있었다.
살다보면 사람들로부터 간혹 거절을 당하게 된다. 그것을 오해하거나 기분 나빠할 필요는 없다.